“아무리 센티넬이라지만 이건 좀 사기 아니야?”유중혁의 상태를 점검하던 김독자가 혀를 내둘렀다. 눈을 뜬 지 고작 사흘, 폭주를 일으킨지는 닷새만에 유중혁의 몸은 거의 회복되어 있었다. 내상은 아직 다 낫지 않았지만 능력이 터져나오며 찢겼던 피부나 근육, 뒤틀렸던 뼈 등은 빠르게 제 위치를 찾고 금세 아물었다. 아무리 센티넬이라도 한 달은 자리보전해야할 거...
“일개 연구원이 개인적으로 갖춘 시설 치고는 상당히 본격적이군.”김독자의 묵인 하에 탐색을 겸해 김독자의 곳곳을 둘러본 유중혁이 짧게 평했다. 김독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기관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김독자의 개인 연구실이라고 했다. 여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안전해. 필요한 것도 거의 갖추어져 있고. 김독자의 설명대로 그곳은 생활공간까지 딸려있음은...
수면위로 끌어올려진 의식 속에서 유중혁이 가장 먼저 인지한 것은 약품냄새였다. 늪에 잠겨 있었던 것처럼 진득하고 질척한 것이 끈질기게 머릿속에 달라붙는 것 같아 생각을 이어나가기가 어려웠다. 그저 코끝을 스치는 약품냄새만을 멍하니 곱씹다, 어느샌가 다시 머릿속이 암전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문드문 의식이 돌아왔다 끊기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기존에 포스타입에 업로드 되어있던 썰과 동일한 내용의 글입니다.(현재 비공개) 유중혁은 전무후무한 규격 외 센티넬이었다. ‘규격외’라는 것은 단순히 비유 같은 것이 아니라 그를 정확히 수식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기존에 정립되어 있던 센티넬의 등급 체계를 한참 웃도는 범위와 위력을 지닌 것은 물론, 그것을 머리카락 한올 정도로 미세하게 통제가 가능하기까지...
잘 자라는 인사가 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독자는 잠에 빠져들었다. 옆에서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확인한 유중혁은 몸을 일으키고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의 입에서 무거운 한숨이 새어나왔다. 어둠에 어느 정도 눈이 익숙해지자 이불 너머로 제 옆에 누운 이의 마른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생각보다 쉽게 들렸던 몸을 생각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
"아, 배불러." 브루스케타 세 조각에 파스타까지 깨끗이 비운 김독자가 의자에 늘어졌다. 빈 그릇을 정리하는 유중혁은 언뜻 무표정해 보였지만 입매에 만족스러움이 묻어나 있었다. 슬슬 가보겠다는 말을 하려던 차에 유중혁이 먼저 선수치듯 말했다. "거실에 잠깐 앉아있어라. 금세 정리하고 가겠다." "아, 설거지 내가 할게. 밥 얻어먹었으니까." "가서 앉아있어...
"대체 언제까지 찾아오려는 거야?" "네가 피하지 않을 때까지. 애초에 매일 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 "…금요일마다 야근을 해야하나." 한치의 거리낌도 없는듯 당당한 얼굴을 보며 김독자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날 이후 유중혁은 종종, 사실은 거의 매주 김독자의 회사 앞으로 찾아왔다. 처음 몇 번은 로비에서 기다렸지만 그 다음부터는 회사 건물에서 약간 떨...
한때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고, 어느순간 그 영역이 훤히 읽히는 것은 어떠한 감각일까. 당연했다가, 마음이 쓰였다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지금은 제법 즐거웠다. 나 오늘 야근이라 늦게 퇴근해. 나흘 연속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온 답장을 쭉 올려보던 유중혁이 피식 웃었다. 혹시 유중혁 아냐? 유중혁이 왜 여길 와. 아까부터...
- 아래의 책은 '전지적 독자 시점'의 2차 창작으로, 어떠한 종류의 영리적 목적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구매 전 반드시 아래의 샘플을 확인해주세요. 중독온5 '김6'에 나올 신간의 선입금 및 통판 예약을 받습니다신간은 총 세권으로, 한 권이 성인본인 관계로 성인본도 구매 가능한 폼과 전연령가 책만 구매 가능한 폼이 별도로 열립니다. 성인본 구매폼에서 구매...
그러나 그리 다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독자는 유중혁과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몸서리치도록 깨닫고 말았다. 유중혁이 미쳤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출입게이트에 사원증을 태그하려던 김독자는 그대로 뒤를 돌아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저 멀리 보이는 익숙한 사내의 모습 때문이었다. 퇴근시간이라 쏟아져나오는 사람들을 헤치고 거슬러 올라가...
그런 김독자의 생각 혹은 바람과 달리 유중혁의 마음은 김독자가 자신을 좋아했고, 이미 그것이 과거형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시시각각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짝사랑을 음미한다느니 하는 태평한 생각이나 했던 자신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김독자의 흔들리는 표정에 기대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건드리면 ...
김독자도 유중혁이 자신에게 고백해오는 장면을 상상했던 적이 있었다. 짝사랑이 이토록 긴 시간 이어질 줄 몰랐던, 아직 유중혁을 향한 마음이 그를 갉아먹지 않았던 때의 일이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방과후 빈 교실에 유중혁이 자신을 찾으러 왔을 때, 무더운 여름 나란히 그늘 아래를 걷다 나뭇잎 틈새로 비친 햇살이 드리운 옆얼굴을 보며, 그리고 어느 ...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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